영화 마더를 보았습니다. 참고로 이 글에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들어 있습니다. 따라서 영화를 보실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읽지 말아 주세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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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미지출처 : www.vop.co.kr


 마더에서 도준과 아정의 우연하지만 치명적이 사건으로 둘 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들어가게 됩니다. 사실 그럴 것도 없는, 어찌보면 어이 없는 일이였지요.

 도준에게는 어릴 적부터 엄마가 일러준 것, '바보'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절대로 참지 말라는 타이름을지금까지 온전하게 잘 지켜왔습니다. 오랜 습관으로 인하여 순하디 순하여 물방개도 못 죽인다는 도준은 바보라는 한 마디만 들으면 흥분한 황소처럼 돌변합니다.

 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정신을 내놓으신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아정에게는 삶의 무게가 지나치게 무겁습니다. 그녀가 가진 유일한 것은 어쩌면 바로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뿐이었는지도 모르겠군요. 그래서 그 유일한 무기인 여성임을 이용하여 그녀는 삶을 유지해 나갑니다. 그로 인한 흉칙한 소문들과 낯선 남자의 품에 안기는 끔찍함은 드러나지 않는 소문으로 소녀의 목을 조릅니다. 그래서 멀쩡해 보이던 여고생에게 "남자 싫어해?"라는 별 뜻 없이 내 던져진 한 마디가 마음에 엄청난 파동을 일으킵니다.

 결국 도준과 아정의 역린이 건드려 진 것 입니다.

《韓非子(한비자)》〈세난편(說難篇)〉에 출전을 둔 역린(逆鱗)의 전설에 등장하는 용 은 온순하고 사람과 친근한 동물이었습니다. 그래서 사람이 용에 올라 타는 일도 ...


 그래서 철저하게 사회적인 약자인 도준과 아정은 그들의 역린이 건드려 지는 순간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. 그로 인한 결과는 참담하고 황망하지만 예측할 수 없었던 상황은 발생해 버리고 시간을 돌릴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.

 어쩌면 세상에서 일어나는 많은 끔찍한 일들은, 어처구니 없이 사소하지만 단지 그에게는 역린이 건드려진 이유로 인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.